살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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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너는 알고 있을 거야
무리지어 피는 진달래에 흠뻑 빠져
너에게 눈빛 주지 않던 나를
너는 알고 있을 거야
빨갛게 익은 앵두열매에 갈채를 보내며
개살구라며 홀대하였던 나를
잡목명단에 올라 벌목운명에 처해
사자 이빨 같은 톱이 너의 발목을 겨눌 때
잔뜩 흥분했던 나의 눈빛을
앳된 가지 끝에 맺힌
연분홍 꽃망울 까닭에 망설였더니
구연세월 보낸 너는 우람하구나.
가지는 우거져 담을 넘고
뿌리는 엉켜 요동됨이 없이
그늘이 마당 같아 나를 무안케 하는구나.
2018.7.12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왜 그랬어요 같이 좋아 해 주시지 않고
박인걸 시인님
백원기님의 댓글

사람은 진실보다 겉모양에 마음이 가나봅니다. 울긋불긋 홀리는데 정신을 파나 봅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살구나무와의 대화에서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눈빛도 주지 않았 던 일
개살구라며 홀대하였던 일
참 큰 잘못을 하셨네요.
그래도 살구남는 잘 자라주었습니다.
구차한 오랜 세월 보내면서 우람하게 자라 주었군요.
살구나무는 다 용서가 된 듯합니다.
살구나무에 머물며 감상 잘 하였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이 가득한 칠월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