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沈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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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沈默)
당신을 찾으면 만날 수 있다는
바위 덩어리 같은 신념으로
요종소리에 꿈에서 깨어나
후둘 거리는 걸음으로
그믐밤 같은 새벽길을 걸어
습관적으로 찾아가는 그 자리에 앉아
격한 감점을 억누르지 못했다.
나름대로 정리한 목차들을
보따리장수처럼 늘어놓으며
빚 독촉 받듯 촉박한 심정에
가장 높은 음역으로 호소하였으나
오늘도 당신은 침묵(沈默)하였다.
아직도 뉘우침이 부족할까하여
참외서리 한 허물까지 찾아내어
수돗물에 헹군 접시만큼
새하얀 속마음을 내보였다.
사냥꾼에 쫓기는 들 사슴이
은폐물 없는 벌판에서
도망칠 곳 없어 허우적대다
외마디 비명으로 넘어지듯 해도
스위치내린 라디오처럼 침묵하였다.
이제는 침묵을 깨고 나오소서.
더 이상 등을 돌리지 마소서.
그동안 여러 번 포개진 감정들이
봄눈 녹듯 사라지도록
더 이상 잠잠하지 마시고 대답하소서.
2018.5.7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바윗떵어리 같은 신념으로 나가는
앞에 친묵은 문허질이라 확신 합니다.
언젠가는 침묵을 깨고 대답해 주시겠지요.
이제 곧 침묵을 깨고
더 이상 등을 돌리지 않으시리라 봅니다.
귀한 시 침묵을 감상하면서
저도 많은 것을 느끼면서 갑니다.
박인걸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5월의 봄날을 만끽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때로는 침묵이 답답할 때도 있지만
커다란 외침보다 더 묵직하게 다가올 때 있습니다
기다림 또한 사랑의 하나가 되지만
손잡고 기꺼이 노래하는 게 사랑의 시간 되겠지요
곱게 번지는 녹음 따라 곱게 번지는 행복 누리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침묵은 긍정 또는 부정의 의미가 있다하니 속단에서 벗어나 더욱 마음조려볼 필요가 있지않을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