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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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삭막한 겨울을 막 벗어날 즈음
잔설이 아직 가슴에 박혔더니
길목에 활짝 핀 백목련에
님을 만난 듯 녹아 내렸네라.
며칠 밤 혼곤히 자고나니
밤비에 후줄근히 젖어
어지간히 낙화한 처량한 꽃잎이
덧없음에 가슴이 아팠네라.
그토록 빨리 질것이면
차라리 곱게 피지나 말 것을
어찌하여 눈부시게 피었다가
그리도 야속하게 진다더냐
곱고 아름다움은 무엇이며
설레임 또한 무엇이더냐
물 흐르듯 가는 세월 앞에
무참히 사라지는 것 아니더냐
2018.4.5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희디흰 백목련이지만 한줄기 봄비에 후줄근한 모습이 애처럽기만 합니다. 엣 첫사랑의 모습인지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하이얀 선녀의 모습으로
살포시 짓던 미소도
봄비 아래 내년을 기약하며 떠나갑니다
어쩌면 모든 꽃은 지기에 더 아름다운 것처럼
오늘도 봄날은 깊어만 가지만 고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