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뼘 모자라 맺지못한 인연의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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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뼘 모자라 맺지못한 인연의 끈
딱 한 뼘 모자라 맺지못한 인연의 끈
白民 이 학 주
그녀와 나 인연의 끈 딱 한 뼘 모자라 엮이질 못했습니다
얼굴에 여드름 깨알 돋던 내 나이 열여덟 덜 익은 살구같은 내 풋사랑 열아홉 상큼한 산딸기를 만났죠
철부지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던가 하늘이 내린 배필이라면서 그녀 서둘러 꽃가마 타던 날 먼 하늘 쳐다보고 나는 울었습니다
잘 살자고 시집간지 이십 년도 못살고 서방 먼저 보낸 팔자 시름겨워라 아들딸 삼 남매 거북등 갈라진 손으로 길러 짝 지어 보내던 날 서럽게 울었다 하더이다
칠공단 검은 머리 하얗게 서리 내린 지금, 단칸방에 외 홀로 여든하나 늙은 할미로 살아간다지요
한 갑자(甲子)도 더 지난 어릴적 사랑 이야기 아직도 못 잊어 한(恨)으로 서려
이따금 소식 듣곤 하지만 딱 한 뼘 모자라 맺지못한 인연의 끈 못내 아쉬워 가슴 찡 울리더이다
나도 이제 백발 성성한 늙은이 얼마 남지 않은시간의 끝자락에서 그녀의 마지막 타는 노을 지켜봅니다.
2013. 01. 05. 산골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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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순님의 댓글

이학주 시인님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딱 한 뼘 모자랐으니 얼마나 안타까우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