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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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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96회 작성일 18-03-11 00:36

본문


행복한 잠 / 안희선

- 누군가 말하길,
이 거리는 딴 유성(游星)에서 불어 온 바람을 닮았다고 했다 -

가엾은 희망으로 발이 부르튼 사람들은
어두워질 적에야 비로소 밝아지는 눈을 지녔다
벌거숭이 같은 고독들이 행진을 한다
아득한 먼 곳에서 그리운 별이 하나 사라진다
행복했던 기억들이 안타깝게 서성거리며,
어둑한 거리에 가로등 불빛이 되었다
정녕 분별없는 숨바꼭질에
물처럼 투명한 자살을 꿈꾸는,
그 거리를 나도 걷는다
이 거리는 사지(四肢)의 욕망에 매달려,
아무런 전설도 없고 감동도 없다
오로지 발걸음의 반음(反音)에 따라
끝없이 맥(脈)을 이어 갈 뿐...
누군들 거역하고 싶지 않았을까
모든 것으로 부터 갈라놓는,
익숙한 어둠의 차가운 이 거리는
행복한 잠이 필요하다

티없고 죄(罪)없는 거리를 꿈꾼다

그곳에는 이따금 허물어진 모험의 상처가
아무는 소리가 들린다
정겨운 사람들이 소리없이 지나간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사랑의 젊은 한 시절이 언제까지나
그대로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선 아무도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분명치 않은 고독이어서 두렵지 않다
걷다보면, 만날 사람이 있음을 알기에...
무서운 황폐가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지고
다만, 새로운 침묵이 어둠을 떨어낸다
낯설던 해후(邂逅)의 마음이 가로등 불빛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비추기 위해,
행복한 잠이 필요하다



<넋두리>

기계 . 전자문명이 정신을 앞서가는 시대,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
그로 인한 집단과 집단 간의 단절의 시대,
그러다 보니 집단과 개인의 단절도 초래하게 되고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의 시대,
결국은 나와 나 자신과의 단절에까지 이르는
극심한 소외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 동시대의 문학은 당연히 그런 단절과 소외에서
벗어나는 길을 일반대중에게 말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사회적 기능은 돌아가신지 이미 오래인 것 같아서
그 어떤 씁쓸한 소회(所懷)마저 머금게 된다

요즘은 그 기능 수행의 가장 핵심적 위치에 있는 시인들조차
그저 그런 신변잡기나 그 무슨 알쏭달쏭한 타령조의 노래로
시간을 죽이고 있으니 말이다 ( 그 가장 좋은 例 : 내 졸시들 )

어쨌거나, [모든 의미의 상실이란 아픈 현실]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선 행복한 잠이 필요한 거 같다

그 잠에서 깨어나 꿈에서 획득한 빛을
어두운 거리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명할 건지는
각자 하기 나름이겠지만...




Chaconne (w / 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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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분별없는 숨바꼭질에 모두 지친 세대에
누구나 행복함을 원하겠지요
안희선 시인님의 시어따라가며 행복한잠을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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