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추억이라 부르는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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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추억이라 부르는가2/최영복
책상 속 오래된 흑백 사진첩에 누렇게 탈색된 지난 추억들이 한가 닥 늘어진 봄 햇살을 붙들고 창가에서 소곤거린다 긴 세월 동안 해풍에 문드러진 비렁길 아래로 거칠게 출렁이는 은빛 물결 한나절 섣부른 봄바람에 밀려온 짭조름한 갯내음이 산비탈에 피던 여린 여인의 심성을 닮은 진달래꽃 향기가 그립 단다 먼 기억의 뒤편 파란 하늘에 내걸린 흰 구름 그리고 그리움 한 조각 새벽녘 남몰래 차려입은 은은한 야월에 마음 한 자락을 내어주고 빛바랜 흔적 속에서 한 땀 한 땀 꿰매 내는 옛 기억들이 바늘 끝처럼 어찌 이리 모질기도 할까 그때마다 때늦은 후회 덧없는 웃음으로 허전한 마음뿐인 것을 그걸 추억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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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버리셔요 옛 기억들이 바늘 끝처럼
어찌 이리 모질기도 할까 너무 아프거든
최영복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