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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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 해도
白民 이 학 주
봄이 온다는 소문은 무성한데
아직 봄은 내곁에 오지않았습니다
집집마다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
청사초롱 걸어놓고
봄을 기다리지만
봄은 아직 먼 곳에서 서성입니다
봄이 그립지만 나는 오는 봄이 두렵습니다
내게 찾아온 봄은 길게 머물지 못하고
순금 나비가 되어
곧 날아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봄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둥지가 내겐 없습니다
옹색한 살림살이
봄이 생활 할 수 있는 집 한칸 없는 나는
봄의 마음을 붙잡아 둘
아름다운 노래도 부를 줄 모릅니다
봄은 잠시 내집에 들렀다가
곧바로 잘사는 이웃에서
뜨거운 열정으로 데려갈 것이고
그날 나는
봄 솟는 산에 짝 잃은 숫노루처럼
꺼익꺼익
하늘 쳐다보고 슬피 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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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가고 오는 것이 정한 이치입니다 이학주 시인님 안녕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