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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성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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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6회 작성일 18-02-17 11:24

본문

설날 성묘

 

설날 찾은 부모님 묘지위로

찬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

오래간만에 찾아 온 자식은

송구(悚懼)하기 그지없다.

 

질곡의 가시밭길을 걷고

황량한 들판에서 방황하며

음침한 계곡을 걸어 나와

힘겹게 가파른 언덕을 오르셨는데

 

양지바른 뒷산 언덕에

영면의 터를 잘 잡고

고달픈 세상 시름을 잊으시니

지금쯤은 눈물이 멈추었으려나.

 

시대를 잘 못 만나

떠밀리며 걸어야 한 세월

누굴 원망하리오만은

살아 온 삶이 가엾어라.

 

백골이 한 줌 흙이 되어

가지런하게 누워계신

나지막한 묘소위로

긴긴 침묵만 흐르고 있다.

201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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