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잡은 펜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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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잡은 펜촉
이영균
괴물 때려잡은 건 최신무기가 아니라
그녀의 가느다란 펜촉이었다
지난겨울 행사의 불참으로 낭패를 본
협회장의 격앙 된 전화 음성은
일침을 가할 펜촉 기세였다
나는 무디디무딘 음성으로 답했다
신성한 펜촉이 괴물의 음흉한 오물에
오염될까? 우려되오니 일단
펜촉을 접으라고
생각할수록 지난겨울 괴물의 졸개에게
물어뜯긴 환부가 욱신거려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래도 한때 닮고 싶었던 우상이었기에
분을 누그러뜨려야 했다
졸개의 흉악산 같은 말처럼 나는
“존재도 없는 것”이기에
날카로운 펜촉의 일침보다
촘촘히 원고지로 열심히 그물을 짜서
괴물을 포획해야겠다고
괴물,
거대한 걸까? 해괴한 걸까?
댓글목록
이영균님의 댓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을 보면
한 늙은 시인의 추접한 성추행 행위를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어
문인 사회에 만연한 성적 무감증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노털상 후보 En씨) 그는 과연 누구를 말하는 걸까?
우린 모두 그를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