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증언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마지막 증언 / 안행덕
가난은 죄가 되지 않는다
무수한 진술을 머릿속에 담아 놓고
한 번도 증언대에 서 본 일은 없다
술에 쩐 혀가 문제다
부여케 피어나는 저녁 어스름 골목의 부산함도 사라진 시간
주정뱅이 장씨네 지붕 위, 흰옷 한 벌은 마지막 증언이다
평생 찌든 가난, 탁탁 털고 미련 없이 이승을 떠나가나보다
생전에 그리던 높은 빌딩 훤한 지붕에 올라 얼쑤얼쑤 갔을까
수인처럼 삼베옷 걸친 장씨 부인 눈물 콧물 훔치며
개다리소반에 사잣밥 한 공기, 간장 한 종지, 올리고
짚신 한 켤레, 지팡이 하나를 사립문 밖에 내놓으며
평생 눈치 보던 가슴앓이 속내로 콸콸 쏟아지는 분노가 시퍼렇다
이제는 가난 같은 것 하나도 무섭지 않을게요
아이고 아이고, 술독은 놓고 가시구려
저승길 안내하는 향불 아래, 타박타박 목탁 소리
총총히 멀어지는 망자의 발소리처럼 가련하다
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네시인님
세상은 모두 허상 허물인데 무엇을 더 얻고 채우겠다고
이웃을 괴롭히고 그렇게 속이는 줄 모르겠어요
누구의 이야기가아니라 살아보니 그러더군요
누구의 욕심 그릇에 무엇을 채우던
그것이 마지막 아니면 무덤까지 가지고 갈수 있을까요
저는 화장터를 수없이 다녔다만은
그 한줌의 뼛가루인데 그렇게 살다 가야만 하는지요
채워도 비워도 끝은 그것뿐인데요
잘 감상했습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이원문 시인님 감사합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세상
욕심은 버려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맘대로 안되나 봅니다.......ㅎㅎ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가까운 지인들이 하나 둘
먼길 떠나고 있습니다
막상 떠나는 길 뭐 하나 남기지 못하고 가는데
그저 남에게 좋은 추억 남기고 가면 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찬란한 아침햇살처럼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안국훈 시인님반갑습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시인님은
좋은시 많이 남기시고 있으니
그래도 행복하실겁니다..........ㅎㅎ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안행덕 시인님 안녕하셨습니까
아무래도 세상은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가는 세상인가 봅니다.
귀한 시 감명 깊게 감상 잘 하였습니다.
시인님 감사를 드립니다.
행복하고 복된 설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김덕성 시인님 감사합니다
언제나 귀한 명언들로 엮으시는 고운시
즐감합니다.
우리의 설명절이 닥아오네요
즐거운 명절 되세요.....^*^
하영순님의 댓글

왜 그럴까요 사람이 죽으면 옷을 지붕 위에 얹는 것
잘 감상하고 갑니다 안행덕 시인님
지붕 위, 흰 옷 한 벌은 마지막 증언이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하영순 시이님 반갑습니다
옛날에 인터넷이나 방송이 없으니
죽은이의 흰옷을 지붕에 널어 놓아 초상이 났다는 알림의 약속아닐까요?
우리 조상의 생활 풍습이지요
즐거운 명절 되세요,.....^^
백원기님의 댓글

주정뱅이 장씨네 지붕위 흰옷 한 벌이 그 사람의 일생에대한 증언이군요.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의 댓글

백원기 시인님 반갑습니다.
설명절이 닥아오네요. 즐겁고 행복한 명절 되세요
박인걸님의 댓글

시인님 설입니다.
동심의 설을 추억하면 그래도 설은 행복합니다,
건강하시고 언제나 고운 시 많이 창작하셔서
독자들을 즐겁하시는 지적 기부를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박인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