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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핥다.
박찬일
포메라리온
아침마다 손바닥을 핥는다.
어제 저녁에 보고
또 아침에 보고
돌아서 아침을 먹고 보고
책을 읽다 보고
화장실 갔다오다 보고
방금보고 돌아서도 다가와 부비고
핥는다.
뭐가 그리 맛있는 것이냐?
간간 손에서 짠내 담배내
고린내도 묻었을 터인데
그러는 나
남 말 할 처지는 아니다
읽고, 또 읽고,
그러다 줄기에서 싹 눈처럼 찾아낸 알 수 없는 단어 하나
드래그하고,
그 가지에서 뻗어나간 사고 또 읽고, 또 읽고
너는 혀로 읽고, 나는 손으로 읽고
너는 맛으로 읽고 나는 눈으로 맛보고
너는 멈출 줄 모르는데
나는 상처난 옹이처럼 맺고 웅크리고 새 가지를 낸다는 것 뿐
역시 맛보고 여전히 핥고 있다.
젠장할 詩
2018.2.3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인생의 삶이 다 그런게 아닐까요.
'핥다' 귀한 시향에서 인생을 생각하며
감상 잘 하였습니다.
박찬일 시인님 감사를 드리며
오늘도 따뜻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의 댓글

짧은 단상에 머물러 주셔서 김덕성님 고맙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