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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라서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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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71회 작성일 18-01-18 10:45

본문

모자라서 시인이다 



그래서 
이슬을 머금어 꽃이 되었는가 
달빛을 잉태해 태산이 되었는가 
천신만고 
다다른 곳이 기껏 
안팎으로 곪아가는 구렁인 것을 
흐르지 못하고 
넘치지 않아 
심지라도 여문 듯 보이지만 
번뜩이는 파격은 싹도 없다 
넉넉지 않아 
부끄럽지 않은 듯도 하지만 
배포는 턱도 없다 
그렇게 모자라서 
가끔은 낡아가는 것도 우습다 
뒤쳐져 엉금엉금 기는 것도 
어쩌다 한심할 때가 있다 




평화문단.20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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