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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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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9회 작성일 17-11-24 00:14

본문

분노의 계절




애당초 
순순히 손잡아 주리라고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극심한 일교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풍토에 대해서도 
이미 각오한 바 있었지만 
신천지에서 벌어지는 
텃새들의 기득권 보전에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리를 깔아뭉개는 것은 기본이고 
접신을 빙자해 거들먹거리는 행태가 
군락에 만연되어 있었다 
어수룩한 핫바지 등골을 후려 
아흔아홉 칸을 이어 붙이고 
제 식솔만 잘 간수하면 
대성한 줄 알고들 있었다 
둥지를 깨부수고 뛰쳐나온 처지라서 
다시 돌아갈 수 없고 
절대 되돌리지도 않겠지만 
농간에 탁월한 그들을 보면서 
따사로운 봄볕을 거부하게 된다 
차라리 혹독한 됫바람을 맞더라도 
삼베를 걸치고 짚신을 꿴 
후줄근한 불뚝 삿갓이 되고 싶다 



풍자문학.2007.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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