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느티나무 아래서 / 배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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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느티나무 아래서 배월선 창밖의 느티나무 아래서는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두서없이 나뭇잎 사이로 뚫린 하늘 향한 공간으로 온종일 피어오른다. 아침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도 하기 전(前)인데 어떤 남자가 한숨을 등짐처럼 지고 앉았다. 또 다른 한 남자가 앞의 그 남자를 밀어내고 또 다른 한 남자가 앞의 그 남자를 밀어내고 ........... 뻑뻑 문 담배가 가을처럼 고독하다. 환자복을 입은 한 여자가 앞의 그 남자를 밀어내고 똑같은 느티나무 아래서 밀어낸 그 남자처럼 실오라기 같은 한숨을 공중분해 하고 있다 창밖의 느티나무 아래서 털어내는 삶의 무게 오고 가는 사람들의 가슴에 품은 응어리 가을 바람이 불면 골칫거리 사연도 낙엽 되어 멀리 날리어 갔으면 《2009년 문학바탕 10월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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