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며시 도망치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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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도망치는 봄
노장로 최홍종
손을 비비고 불며 애를 태우던
앉아 조금조금 기다리지도 못하고
가쁜 한숨을 발을 동동 구르며
덤비려고 하는 시늉이 보이자
얼음 속에서 녹은 시냇물이
보석을 매달고 웃기고 있다고 헛웃음을 웃으니
고로쇠 나무물줄기가 준비한 비닐 통속에서
이젠 살판났다고 쾌재를 소리쳐 부른다.
생강나무 꽃이 손을 비비며 붙들고 늘어지지만
앞산 허리에 진즉 찾아 온 땀투성이가
눈치도 코치도 없이 줄줄 흐른다
올 때도 소리 없이 얼렁뚱땅 왔으니
붙잡지도 않으니 토라져 이미 저 멀리 가서
산마루에 걸터앉아 세상 푸념을 하고 있다
그토록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는
눈 깜빡하는 사이에 줄행랑이다.
2025 5/5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에는 가끔 고로쇠 물도 마셨는데
요즘엔 만나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어느새 매실 살구 포도 앵두는 몸집 불리고
함박꽃 장미 아카시아꽃 향기 번지는 오월입니다
고운 5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