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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 앞에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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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2회 작성일 25-05-13 21:53

본문



풍란 앞에서 3 / 유리바다이종인



어미와 자식이 늦은 밤에 돌아와도 괜찮습니다

풍란의 모촉에서 젖과 꿀이 냇물처럼 쉼 없이 흘러도

이역만리 푸른 죄수복 같은 옷 한 벌 걸치고 

늦은 밤에 문을 두드려도 괜찮습니다

내 삶이 처음부터 약속한 적 한 번도 없었으나 

그저 그리워 문을 열어둔 채 살았을 뿐이지요

나 육신의 두꺼운 옷 벗어던지고 떠난 뒤에

밝은 미소로 문을 두드려도 괜찮습니다

내 집은 항상 문이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문을 열고 닫는 것은 내 뜻이 아닙니다

약속은 미리 하늘이 정하는 것이며 

약속대로 이루는 일도 하늘이 하는 일이죠

층층 인연의 매듭으로 엮어 만나는 법이지요

그림자 같은 인생사 영원히 새로 사는 생명이면 참

참 좋겠어요

사람 하나 없는 나무와 절벽을 타고 뿌리를 내리며

그래도 나를 바라보는 당신이 있으므로 하여

모진 파도 속에 내가 치유되는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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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 앞에 등불을 일러 풍전등화라 하지요
시인님 저는 풍란을 얘기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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