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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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58회 작성일 18-06-30 18:06본문
여름 부엌
ㅡ 이 원 문 ㅡ
끄을린 부엌만큼이나
끄을린 세월
어머니의 그 세월도
그렇게 끄을렸다
보릿짚 집혀
보리밥 짓는 어머니
여러 형제의
우리 남매들이
어머니의 그 마음을
얼마나 헤아릴까
찬장 안 새우젓 짠지에
반찬 투정 하던 우리들
우리들 반찬 투정에
얼마나 속상 했고
준비 했어도 그 투정
누가 손님이라도 오면
내놓을 반찬 없어
부끄러워 했던 어머니
외갓집 식구올까
늘 걱정 했었고
부엌 한곳 쳇바퀴에 거미줄 치던 날
끄을린 부엌이어도
하얗던 어머니의 세월
지금은 그 머리까지 하얗지 않은가
불장난에 숯검정 묻힌 옷
그 옷 깨끗하게 빨래해 입힌 어머니
옷 달라붙는 삼복 더위
부채 쥘새 없이 바뻤던 어머니
보릿짚 연기 헤치며
밥물 넘친 밥솥 열던 어머니
그 밥솥 안 감자는 누구의 것이었나
휘젓는 보리짚 연기에
할머니의 그 눈총까지 맵던 어머니
어두운 부엌에 어머니의 그 하얀 세월
부엌 문밖 옥수수잎이
날마다 날마다 헤아려 주었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 세월을 쓰신 부억이니
끄울린 만큼 세월이 흘렀으니
감회가 깊으시겠습니다.
거기에 어머님께서
함께 끄울림을 당하셨겠지요.
시를 감상하면서 저의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네요.
고생만 하시며 그것으로
기쁨을 삼았던 엄머니시지요.
감상 잘 하였습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이 가득하셔서
알찬 남은 유월이 되시고
오는 칠월을 기쁨으로
마지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