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와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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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와 줄다리기
노장로 최홍종
처음에는 전혀 그 의도와는 수만리 간격의 길 이었어요
밑 훔치고 기껏 한 짓이 물은 나무껍질 속으로 흐른다.
이웃 집 시장바구니를 들고 긴 호스를 추스르며
고로쇠 물 체취에 정신이 팔려 마중물이 음독이라니..
건강 검진 줄에 멍청이 서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황홀한 안도 속에 누굴 겨냥하고 시위를 떠난 화살이
속사포를 수없이 날렸지만 오히려 중공군 따발총이 불을 뿜고
영 아니었어요. 벽에 난장을 치고 부부가 싸운 흔적이 웃습니다.
사막은 메마르고 물기가 출렁거리면 비가 왔나요?
다시 보자고 손가락 깍지 끼고 복사까지 약조했지만
맛 집 벽에는 퉁퉁 불어터진 매운 라면 건더기만
서로 원인도 이유도 모른 채 껴안고 당기고 처량하고 가관이다
이유 없는 총알받이 어딜 가고 있나요?
부부싸움 터 인가요? 개판이지요.
자기 잃은 신분증에는 이름도 없고 자기는 지인을 잃고
러시아 병정으로 어버이 수령 만세! 전투에 차출이라니..
먹는 것 하나는 해결하러 긴 사연을 적었지만
마구잡이로 마음대로 휘갈겨 써 봐도 낙서는 오히려 외롭군요.
2025 4/19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동굴이나 벽면에 누군가 남겨 놓은 낙서를 보면
그 상황의 진실을 엿보게 됩니다
죽음을 앞두고 쓴 글엔 애절함이 묻어나고
삶에 대한 고민이 느껴집니다
행복한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