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애사哀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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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애사哀史 / 정건우
구급차 사이렌이 막 그쳤다
지금 몇 시나 됐나?
통로 입구에서 두런대는 소리
철제에 부딪치며 계단을 오르는 소리
우는소리가 찬물을 끼얹었다
갑자기 위층 바닥이 쩍 하며 쪼개졌다
비스듬한 죽음이 틈새를 스쳤다
눈물을 울컥대며 엘리베이터가 하강하였다
구급차가 다시 큰길로 나갔다
깜깜한 적막이 길을 묻으며 몰려왔다
바로 그때였다
자요? 하며 아내가 귀신처럼 물었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물속에서 발목을 잡힌 듯한 충격이 왔다
불이라도 켜야 되는 거 아니우?
적막을 건드린 입술조차 이리 무서운데
아아, 멀고 침침하다는 그 길을
위층 할머니 어찌 가시려나?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한번은 가야 하는곳
그곳이 천국이라면 소원하지만 미리 예약하는 사람없습니다
이곳이 좋긴 좋은것 아닌가
오늘은 참 좋은날 우리모두 사랑합니다
이강로님의 댓글

비스듬한 죽음이 틈새를 스쳤다
적막이 길을 묻고-
적막을 건드린 입술조차 무섭다는-
정 시인님의 언어의 깊은 울림.....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