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가을 들녘에서 / 정건우
논길에 쭈그려 앉아
바람이 매만지는 벼 이삭의
고개 숙인 목덜미를 찬찬히 보았다
낱알 한 톨에 바람 한 숨이 들어가 잠긴다
한 토막 햇볕이 바람 속으로 빨려 든다
그 눈부신 소리 하늘 아래 창창하다
대부대 보급 군단이 들판에 주둔해 있다
소진된 보급품은 즉각 보충된다
예비 군단이 지체 없이 당해 임무를 연계한다
신속한 진군, 숨 막히는 일사불란이다
바람과 햇볕이 링거처럼 스민다
탱탱하게 낱알과 낱알 사이를 햇볕이 좁힌다
극저주파 구령 소리에 들판이 여문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주 가끔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것이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황금빛으로 물드리ㅓ 가는 가을 들역
보여지는것만으로 풍요롭습니다
우리모두 가을엔 행복하고 건강하소서
안국훈님의 댓글

어느새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녘을 보노라면
이미 비어진 논밭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봉지를 뚫을 듯 커진 배를 보고
붉게 익어가는 대추를 보면 풍성한 가을입니다
고운 9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