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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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
ㅡ 이 원 문 ㅡ
우리 어릴 적
우리 엄마들은
아무데서나 앞 옷을 올려
젖을 쑥 내밀고
배고파 우는 우리들을
안고 달래며 젖을 먹였다
새댁이나 늦둥이 엄마나
자연스레 무엇이 부끄러울까
마루 끝에서 문간에서
동생 업고 들녘에 가면 들녘에서
타작 마당의 짚까리는 안 그럴까
장날 버스 안 순대국 집 골목에 앉아 먹였고
추우면 추울새라 문질러 먹였던 젖
우유가 어디에 있나 젖이 안 나오면 밥 물 찧어 먹였다
더러는 동냥 젖도 얻어 먹였고
이렇게 자란 우리들 불효의 우리들
한쪽 젖 만져가며 한쪽 젖 입에 물고
엄마와 눈 마주치며 옹알이도 했었다
엄마 가슴에 못 박느라 방긋방긋 웃던 우리들
껍데기의 어머니 무엇이 어머니의 것이었나
뒷 처리도 어머니에게 즐거웠던 어머니
마루가 길다 짧다 기어 다니던 우리들
말썽꾸러기에 냉수 그릇까지 업었던 우리들
그래도 몫은 어머니의 몫
모두가 다 어머니의 잘못이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즐거운 추석명절 되시길,,),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백원기님의 댓글

젖먹이의 보호자는 끝까지 엄마인가 봅니다.
좋으나 나쁘나 핑게 없는 아기 엄마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