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파는 여자 / 향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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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파는 여자 / 향일화
기다리지 않아도 돌아오는 계절처럼
그녀의 남편도 그랬으면 싶었다
준비 없이 떠난 이별로
감당키 힘든 울음이 그치고
그녀가 붕어빵틀을 장만하면서
삶의 입질은 다시 시작되었다
경산 시장터가 그녀에겐 저수지였다
종일 서서, 팥을 미끼로 넣고
틀을 접었다 펴기만 하면
입질에 걸려든 붕어들이 파닥였다
그녀가 피곤이 고일 때면
무쇠 틀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붕어를
손님들이 어느 부위부터 먹는지,
곁눈질로 삶의 수심을 읽는다며
단팥의 향내로 웃던 그녀
느리게 노을이 깔리는 시간까지
붕어를 잡아 올리는 그녀의 손에
월척을 기대할 수 없지만
삶이 채워지는 낚시터였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참 좋은 아침
붕어빵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붕어빵에 추억이 스려있습니다
우리모두 사랑합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향일화 시인님 좋은 시 감사합니다
붕어빵 굽는 그녀 와 같은 삶을 살아 가는 이 땅의
역군들이 있기에 오늘이 돌아 가고 있습니다
경산 시장에 한번 가고 싶어 집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찬바람이 불면 따뜻한 붕어빵이 생각납니다
누구는 팔아서 생계를 잇고
누구는 사서 먹으며 행복을 느끼듯
세상의 이치 이와 같이 함께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시를 읽으니 따끈한 붕어빵이 먹고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