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날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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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날아와
노장로 최홍종
그해의 장마는 쉼 없이 줄 폭탄 같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듯 꽤나 길었지요.
불만이 튀어나온 주둥이를 무슨 입막음으로 달래요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를 무슨 수로 막아요?
그냥 지나다니는 쭉 연이은 대문 밖 길가에
전봇대 틈 사이에서 뭐가 쑥 올라오더니
외로이 멍청히 그러나 꿋꿋하게 용기는 가상하여 하늘로 치솟고
키만 뻣뻣하게 웃자란 건지 하늘 높은 줄만 아는 건지
불쌍하고 가련하고 그 모습도 측은하여
누군가 화분 집을 지어주어 주위를 감싸주니
마치 예쁜 화분에 심겨진 나무처럼 보이네.
가만히 자세히 눈 크게 뜨고 가까이 보니
조아리며 마음으로 보니 아뿔싸 그렇구나
생뚱맞게도
큰 사발 면 라면 종이비닐 그릇을
얌전히 집을 짓고 빙 둘러 싸 모셔두었네요
참 세상살이가 어렵고 힘들지만
그런데 이 녀석이 꿋꿋하게 자라
잎도 피우고 가지도 키우고 꽃도 달아 뽐내며 우쭐거린다.
그렇게 예쁘게 보아준다.
무슨 꽃인지 이름도 성도 몰라도 그냥 좋아요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들꽃에도 향은 짙고 벌 나비 찾아듭니다
한생명도 듯 없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모두 건강하시길
하영순님의 댓글

오늘도 즐겁고 행복 하셔요 잘 감상하고 인사 드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