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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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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58회 작성일 24-12-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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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의 둥지

                                                 ㅡ 이 원 문 ㅡ


저무는 해의 까치 둥지에 찬바람 스며들고

높기도 높다란히 더 추울 것 같다

올 삼월 그렇게 암 수컷이 부지런히 짓더니

빈 집으로 이 한해 또 내년 삼월이면 어느 나무를 찾을까

새끼 길러 내보내기를 그렇게 힘들었을텐데


집 짓기 위해 나무가쟁이 물어 나르랴

알 낳아 새끼 깨어날 알 품으랴

깨어난 새끼 먹이려 먹이 물어 나르랴

다 길러 집 나왔어도 먹이 물어 날라 기른 새끼들

그 새끼들 어디에 있나 찾기는 찾았는지


그렇게 보낸 한해도 이제 저물고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 생각이 많다

먼 산도 바라보고 하늘도 올려보고

이 한해 떠나면 삼월처럼 둥지 틀 것인데

까치는 그 힘들여 지은 집을 왜 안 들어가는지


날마다 추운 까치 바람 불어 추운 까치

뭐 먹기나 하나 열매가 싫은 까치

흙에서 골라 대니 무엇이 있어 먹이가 될까

하루도 저물고 이 한해도 저무는 까치

까치의 저녁 나절 해 떨어져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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