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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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갈기다
노장로 최홍종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을 주어 담아
다시 간추려 쓰라린 마음을 묶어
생채기를 아물게 하기란 정말 아프고 힘들었지만
어머니는 부지깽이로 나를 갈겼지요
종아리를 갈기고 뺨을 갈기기도 했지만
그립습니다. 어머니도 울고 계셨습니다.
아련한 뜨거운 귀뿌리가 가끔씩 얼얼하여 눈을 다시 뜨면
엄중한 무서운 아버지가 계셨고
마치 쳐들어오는 적군을 향하여
기관총을 냅다 갈기고 무조건 전진하는
말하기 어려운 중공군 토벌대 같은 형국이었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이 없는 밀림, 수즙은 길을
손칼이나 낫으로 후려쳐서 길을 내고 나아갔지요.
그것은 흡사 글을 마구 휘갈겨 써서
아무렇게나 쓴 글이라
알아보고 이해하기란 그 속을 알아 읽어내기란
어렵고 힘든 어린 시절 우리의 고달픈 삶이었습니다.
왜 그토록 지독하기만 했을까요?
지금은 더 어렵지만 그래도 그때가 그립습니다.
아버지는 그 속에 사랑의 뿌리가
함께 엉엉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하늘로 가신 부모님은 돌아올길이 끊어졌습니다
그리워 그리워 하면 나도 그길을 기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무그곳은 아픔도 없고 슬픔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곳이 좋긴 좋은것 같습니다
우리모두 건강들 하시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