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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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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4-12-29 11:00

본문



송구영신 인사말 / 유리바다이종인



나는 늙어가네

동짓달 새벽잠이 등대불처럼 깜빡이다 깨어나면

비몽사몽 일출이 혼자 업고 오는 봄과 습관으로 만나네

세수도 아니하고 눈 비비며 아침을 바라보네

나의 첫인사는 참 예쁘고 위대하십니다 한마디뿐이었네

나는 늙어가네 

어린아이 젊은 시절을 잊은 지 오래되었네 

옛일이 자주 꿈에서 재현되면 아 이제 늙었구나 

이제는 정리하며 살아라 하시는 말씀으로 새겨듣곤 했었네

나는 늙어가네 

2년 전 딸이 선물해 준 알로에 팩을 

처음으로 냉장고에 꺼내 얼굴을 알뜰히 덮었네 

미끈 끈적하였다 아빠 늙으면 안 돼요

팩을 벗겨내 쓰레기 통에 버리며

있는 그대로 거울에 비친 얼굴을 사랑하기로 했다

세월은 탄핵으로 주름이 개선되지 않는다

세월 때문에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각인의 마음에서 늙음과 죽음이 오는 것이다

나는 가고 새로 내가 오고 있네

눈 덮인 땅에서도 피는 꽃과 새소리를 듣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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