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못한 놈 붓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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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못한 놈 붓 고른다
노장로 최홍종
오랜 세월을 그렇게 싸워온 눈두덩이
시퍼런 멍이 들도록 죽자하고 얻어터지면서
글줄께나 읽었다고 목쉰 소리로 읊을 땐 언제고
동네 족보 없는 똥개도 컹컹 짖으며 으르렁 거리고
연적硯滴에 숨겨온 온 가양주는 먹물을 비웃고
하다못해 머슴 쓰는 빗자루도 벌떡 일어나 참견을 하니
먹물은 처음부터 애쓰다 포기하고
큰 바가지 냉수 물을 들이 킨다
빗자루도 그 쓰임새가 다르다고 하니
정성이 보이면 동정이라도 받으련만
잘못 한 놈이 오히려 더 호통치고 성내니
애욕에 지나간 이성 추하게 늙어 집착하지 말고
학식이나 기술이 모자라는 사람일수록
공연한 트집을 잡고 수습도 멀리하니
오호 통재라 애달프고 애달프다.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마음에 새겨 들을만한 시입니다
모양 가식 없이 자연발생적 글을 쓰기보다는
혹 저도 딱히 맞는 붓을 고르지 않는가 해서...
붓은 작든 크든 언어문자로 표현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