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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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만나다
노장로 최홍종
동네입구에 임자 없는 감나무들이 멍하니
감이 주렁주렁 드문드문 벌겋게 외롭다.
나무임자는 수령이 거의 오백여년 된 은행나무이고
동네의 어른 대장 부처님이라 섣불리 건들이지 못한다.
한해 한 번씩 제물도 바치고 절도하고 치성을 드리니
흰 금줄을 여러 겹 주렁주렁 매달고 뻐긴다.
관리자도 없고 아무도 탐내어 얼굴 붉힐 일이 없었는데
임자 없는 땅이 제 주인을 만나 제 구실을 다하였는데
이번에는 된통 당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결 한수 위인 뛰어난 조금 힘든 상대를 만나
변병도 통하지 않고 된통 고생을 하나보다.
누구나 적당한 임자를 만나면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늦게 임자를 만나 꼼짝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친한 사람끼리는 상대친구도 조금 높여 임자하고 부르고
이번 집안 행사에 혼사는 큰일인데 입자덕분에 잘 치루고
양지 볕 찾아 마실 나온 손 마주잡고 걷는 두 노친
서로 임자하고 챙겨 불러 높여 부르니 보기 좋구먼...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둘이 우리둘이 보기 좋습니다
혼자로 남을까 늘 염려입니다
나이는 많고 세상은 어지럽고 어디를 기대야 하나
하수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