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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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서 / 정건우
손잡이를 당기자마자
아내가 바뀌었다
위층 아줌마가 마지막 숨을 거두고 있다
서로 농하며 어깨도 치던 여인의
화장기 없는 표정이
고비사막 모래언덕처럼 삭막하다
웃지도 못하는 입술은
엽서도 없이 떠난 첫사랑처럼 슬프다
변변한 인사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희한한 일진
십수 년을 버릇대로 오르내리던
계단의 해발에 지질려
한 층을 일탈했던 퍽퍽한 걸음이
맥없이 돌아서는데,
등 뒤에서 풍겨오는 이 낯선 향기
나는 잠시 그 자리에서
억울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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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사촌 형도 떠나고
육촌 형도 떠나가더고
고종사촌 형도 얼마 전 떠나니
가는 덴 순서가 없나 봅니다
고운 주말 맞이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