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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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예찬
노장로 최홍종
많은 인기척 앉았다 간 걸음들이
어이없다는 듯이 머리를 흔들지만
유독 숙연한 평소 점잔은 피아노도 왜 저래?
나는 잔다 거실에서 이불을 깔고 덮고
이유는 묻지 않는 것이 그냥 없다
훨훨 나비가 춤을 추고 바람이 쌩하다
아끼는 서있던 첼로도 몇 마디 중얼 거든다.
처음엔 날아다니는 그것이 외로움인가 상처인가
뭘까? 왤까? 한참 이유 있는 싱그레 미소 속에
며칠 지나니 휑한 거실 T.V가 시비를 걸고
팔을 걷어 부치면서 이건 아니지, 따지고 든다.
투쟁이라도 해볼 심산으로 혼겁을 내기도하고
거실에 매달린 엘이디 예닐곱 개의 차가운 가스등 빛이
흘겨보고 쯔쯔 혀를 차고 안타까워
지금은 수긍하고 고개를 까딱 아는 척 미소 짓고
이런저런 꼬락서니를 보더니
빙빙 돌아 휘청휘청 멍청이 꼬꾸라지니..
고개를 갸우뚱 처량하고 애처로운 눈이다.
2025 2/12 시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들어 생각하니 방보다
거실에서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가만 둘러보니 소중한 것이 함께 하고
점잖은 피아노도 오래 침묵 중입니다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