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서 있으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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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곧바로 내려와서 마주한 나무는
또 다른 나무라 불려야 하는지
내가 더 자라나서 주위 나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
키 높은 그 나무들은 온몸이 커다란 각질로 덮여있어
마치 장수의 갑옷 같았고 내 몸은 새의 부드러운 혀로 낳았는지
작고 매끄러웠다네
가을 숲에서 난 붉고 노란 빛의 반짝이는 입을 가졌다네
내가 매일 아침 낼 수 있는 휘파람의 입김 같은 작은 노래
언제부턴가 주위 나무들이 나를 천사 나무라 불렀는데
그것은 바람 있어 푸른 햇살이 좋은 날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새들이 노래하고 있을 때
내가 저 하늘 어디선가에서 날아왔다는데
새가 잠시만 날아도 내가 숨이 차서 흔들리니까
나는 더 높이 자랄 수 없다고 누군가 말해주었는데
설령 내 그림자 무게조차 버거운 나무로 머무른다 해도
별빛이 거닐 숲이 되고 밤의 새가 나는
고라니 깊은 숨소리 지닌 숲의 작은 길이 되어야 하니까
그래서 이 숲에서는 욕심을 내려놓고 숲을 지키라고
나무가 더 가까이 서 있기에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초목이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새가 찾아와 노래하고
별빛 쏟아지고 사슴 노니는 숲은
정녕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고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이강로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우심 안국훈 시인님!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