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다법投茶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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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다법投茶法 / 정건우
셋이 모이면
꼭 차를 우려 주는 친구가 좋다가도
그 고절한 선문답에 받쳐 든 찻잔은 참 고역이다
하투법,
차 넣고 물 붓는 거
겨울에나 짓는 것임에, 광녀의 치마처럼
나불거리는 아지랑이 속이라
자, 저 소가지는 겨울이야?
상투법,
물 붓고 바로 차 넣는 거
철 지났단 소릴 듣기 싫거든 그냥 나가든가!
중투법,
물 반에 차 넣고 또 물을 섞노니
뜨뜻미지근한 춘추 세월에 혼자 뭘 어째?
에라이, 터러기가 성게 같은 저 화상 턱주가리 아래로
심증적으로 물러갔던 동장군이
볏짚에 꿰인 과메기처럼 줄줄이 다시 딸려오고
편두통에 이른 봄이 몸져눕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좌간에,
부어 논 황금빛 노랑 차향 하나는 천하일품이다
삼십 년 묵힌 분통을 열은 것 같다.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저도 미즉지근한 것은 싫어했습니다
시류가 그리 흘러갈지라도
정건우시인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한동안 조용하던 목디스크가 시작되는지 컴 자판을 두드리니 자꾸 헛나갑니다
엄지 검지에 마비가 와서 다시 물리치료라도 받고 와야 하겠습니다
정건우님의 댓글의 댓글

불편하시겠습니다. 조속히 치료하셔야겠네요. 저도 평소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삼주 정도 병원 신세를 진 후, 건강은 절대로 자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걸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