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에 어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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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에 어부바
노장로 최홍종
키가 하나님 꽁무니 쑤시고 치받는
높은 세상 혼자 사는 것 같은 길쭉한 장대만이
아래를 굽어보고 거구의 눈빛은 처량하기만 하구나
샅샅이 얼씬도 못할 것 같은 그 위엄에 조금 무서워
아양이라도 부려보며 숨을 죽여 어깨를 툭툭 치며
살그머니 등받이를 흔들며 어부바
커다란 돌로 만들어 덩치 큰 무거운 통나무 얼굴이
마치 힘깨나 쓰는 장수가 떡 버티고 서 있으니
엉뚱한 잡귀는 얼씬도 못하고 해코지는 절대 안 된다고
눈이오나 비가 오나 내가 해야 할 일이니
동네를 지키며 비바람을 맞아왔는데
산속 깊숙한 사찰을 보듬으며 할 말이 많지만
힘겨운 턱도 없는 못 먹어 쪼그라진 촌놈이 어부바한다고
무슨 세력이 아니 욕이 될는지
장님 잠자나마나
눈곱만큼도 덕이 될 요량인지는
누가 알리요 무슨 득이 되어 다가올는지 ...
2025 2/21 시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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