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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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정건우
등산로에 흐뭇한 햇살이
산을 내려갈수록 점점 더 쨍쨍해지는 것이다
삼부 능선쯤에 도착해 있을 봄
뒤꿈치가 뭉클해진다
저 아래 후미진 덤불 속
눈앞이 온통 가물거려 잠시 앉으신 김에
할머니 오줌을 누신다
여기저기 개나리 움트는 소리
경칩이 일러도 개구리가 눈 뜨는 건
후끈하기 때문이다
사방 지천에 나뭇가지, 풀떼기 새싹들 끄트머리가
꼬무락꼬무락 아우성이다
근질근질한 내 자지 끝도
매한가지다.
댓글목록
이강로님의 댓글

어쩜, 어 저기요 봄이, 시인님!호주머니 속에-건필하세요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앉은뱅이 / 유리바다이종인
나는 오늘도 높은 산을 수없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남들은 성큼성큼 오르내리는 눈 앞의 산을
나는 길에서나 베란다에 앉아 수십 번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다 보여요 바스락 갈잎 하나
깊이 묻혀 있는 새싹 하나 다 보여요
어디서든 흔드는 바람의 얼굴이나 물소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