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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초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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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3회 작성일 25-02-28 18:23

본문



바람을 초대하다 / 유리바다이종인



몸은 늙어가나 눈빛은 선명하다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스스로 낮아지는 법을 배운다

아예 큰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바람이 나를 툭툭 건드리며 모공 속을 드나들었다

오래도록 그러하기로

혹 아는 안면에 말이라도 통할까 하여

바람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바람이 나를 더 잘 아는 듯했다

저녁 준비하느라 종일 들판을 다니며 풀과 채소를 뜯었다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왜 밥상에 고기 한 점 없느냐 묻지도 않았다

음식을 다 먹은 바람이 긴 트림을 하며 일어났다

나는 그제야 숨겨둔 말을 했다

당신은 내 집을 떠난 후 어느 쪽으로 가느냐고

왼쪽입니까 오른쪽입니까

바람이 돌아보며 웃었다

바람은 스스로 정하여 불지 않는다

오직 하늘에서 명하시는 대로 움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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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건우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이 안부처럼 걱정되는 저녁입니다
저는 낮에는 조용하던 것이
밤이면 쿡쿡 쑤셔대는 진통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찌하면 진통을 다스리는 글을 쓸 수 있을까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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