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외식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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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외식을 하다 / 유리바다
97년도 아이엠에프 이후 어느 날
갑자기 집밥이 싫어지더군요
김치 하나 된장찌개로도 잘 먹던 내가
마누라가 매일 같은 상을 차리기로
몇 점 젓가락을 집다가 일어났어요
와 카능교?
아니 오늘은 입맛이 없어서 그래
마누라가 뒤에서 톡 쏘았습니다
당신 배가 불렀구먼
돈이나 잘 벌어와 봐라
나는 2킬로 넘는 길을 걸어 국밥집을 찾아갔습니다
아이고 李사장님 오셨어예
나는 식사를 마치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오데 국밥 먹으러 오는 줄 알아요
혼자서도 열심히 살고 있는
따뜻한 아지매 보러 오는 게지
네에? 진짭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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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한때 진했던 우리들의 페이소스였지요,
동병상련이 역광으로 이끄는 끌림의 실타래라고나 할까요?
아리아드네의 실을 따라가서 닿으면 꼭 위로받는 것 같고, 위로하고 싶었던 게지요.
나중에야 알았지요. 나의 안쪽은 어두웠으나 견고했고, 심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 포진하고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