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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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 / 정건우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귈라가
긴 생머리를 벙거지 밑으로 내려 쏟은 채
아픈 듯이, 간절한 낯빛으로 부르는 애잔한 노래 아낙
사십오 년 전 영상을 연속으로 듣고 있다가
‘날룰롱’이라는 노랫말에서
그만 콧방울이 뭉그러지고 말았다
‘몰두하다’라는 뜻의 활용 동사 일종이라는
발음도 희한한 타갈로그 말
날룰롱 날룰롱 연달아 발음해 보면
오그라드는 혀 안쪽으로 간절한 것이 모이고
또 뭔가를 애타게 찾는 것도 같은데,
산 것들의 감각기관 끝이 휘말리면 원래 그런가?
‘아버지 제발’이라고 찍힌 문자를
자정을 훨씬 넘긴 중환자실 밖에서 보내온 첫째
문자판에서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구부러져 있었을 아들의 검지.
댓글목록
湖月님의 댓글

정건우 시인님 ~
오랜만에 뵙네요.... ^^
그곳이나 이곳의 사람들 생각은 같은가 봅니다
아낙 들의 생각이 ~
아들의 생각이
글 쓰는 이의 마음을 읽는 애 독자도
함께 느끼게 하니 말입니다
좋은 글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 행복하시고
아름다운 글 보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