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멈 깰까 무서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할멈 깰까 무서워
노장로 최홍종
슬그머니 목욕탕 문 앞에 어제 벗어둔 속옷
은근히 일거리를 떠밀어 조용조용
밤새 마신 물 컵이라 슬쩍 설거지통에 담가두고
마실 물은 챙겨주었으니 그나마 천만 다행
이미 해야 하고 할 일이지만 모른 척 하고
진즉에 깨어 눈치만 보고 있다는 나의 숨은 의중이지만
무섭다 알고도 누워 자는 척 땡깡을 부리고 있는지도
내 성격에 전혀 맞지 않지만 참고 기다려본다 .
나이 먹으니 하고픈 말 함부로 구토하듯 씨부렁대다
큰 보복을 당하고 이런저런 후유증이 뇌리에
늙은이 성질나 몇 마디 고함치고선 금방 후해한다
시간되었으니 일어나시라고 방문 앞에서
은근히 헛기침 인기척을 중얼거려도
일어나지 않고 떼를 쓴다고 해도 할 말이 없고
아침 형 스타일이라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 꼼지락거리니 용납이 어렵겠지,
감히 한방 쓰자고 소리도 못 지른다.
이 버릇이 노후에 정말 짜증스런 고통이다.
2025 3/8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