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갈빗대 그 옆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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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갈빗대 그 옆구리 / 유리바다
얼마나 깊은 잠에 빠졌으면 깨어나라 아무리
쿡쿡 찔러도 미동조차 없어
나는 죽은 시체인 줄로만 알았다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아니 사랑하고 싶었다
외로움은 서로의 삶에 혹독하였다
진실하지 않는 외로움은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로움은 아무리 사랑해도 상처뿐이다
나는 습관처럼 너의 옆구리를 찔러대고 있다
나의 갈빗대로 태어났을지도 모를 너를 향해
상실된 기억의 이름 가운데서도 놓치기 싫어
평생을 이름 부르며 살았을 뿐이다
사실은 내가 찔러대는 너의 옆구리 속에
쿵덕쿵덕 심장소리 듣고 싶었는지도 몰라
내가 잠시 먼 길로 두루 여행을 떠났을지라도
내가 무수 찔러대던 손가락이 기억나면
나에게 전화를 해주길 바란다
천 리 만 리 어디에 있어도 급히 돌아오리라
쿵덕쿵덕 뛰고 있는 너의 심장을 향해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절묘합니다 이종인 시인님.
내가 또 다른 나에게 말 건넴을 하는 장면이 마치
촛불을 켜두고 그림자놀이를 하는 것 같네요.
숙명으로 同居하는 바깥쪽의 내가 안쪽의 나를 慰撫하는,
처연한 삶의 실루엣 같은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