잴 길 없는 바다 속에 가라 앉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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잴 길 없는 바닷속에 가라앉으며 / 유리바다
허파에 물이 들어오자 나는 가물가물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인생이 어찌 생겼는지도 모른 채 인생을 살았을 뿐이었다
깊이 가라앉아요
내 몸은 60킬로 그램 채 안되는데도 내려가는 속도가 빨랐어요
인생의 평생의 속도가 현미경처럼 지나가는데요
아 이제 끝났구나 내 모든 시간이여
가라앉으며 마지막 기도를 했습니다
나의 첫마디는 나를 만드신 아버지여 부디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가 아버지를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그 고백을 했을 뿐인데 아메바들이 나를 에워싸며 물 위로 올렸다
나는 빛을 보며 컥 물을 토하며 깨어났다
깊은 바닷속에는 용왕이 산다고 했는데
내가 바닥까지 가라앉아도 용왕이나 궁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세상은 설명 증명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내가 그것을 누리며 살기 때문에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기회는 몇 번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의 죄악이 많았음에도 왜 나를 살리셨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바다 같은 이 세상 바닥까지 다 보여주시면서까지 말이다
하여 살아난 나는 바다 밑바닥의 실체를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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