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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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의 밤
ㅡ 이 원 문 ㅡ
봄 저녁 해 떨어져 노을에 춥고
바람까지 불어 입은 옷에 더 춥다
보리꽁댕이의 저녁밥
그마저 더 먹었으면 하는 저녁밥
더 먹어도 덜 먹어도 배고프기는 매한가지
뭐라도 더 먹을 것이 어디에 있나
보리밥에 꺼지는 배 자정도 없고
새벽이면 무뎌져 덜 배고프다
그렇게 배고픈 날 날마다 곯는 배
가혹한 보릿고개가 인정 사정 있나
학교는 다녀 무엇하며 다녀본들
다니다 말아야 했던 국민학교가 아니던가
입 하나 덜어내려 가난이 모는 길
여자 아이는 식모로 사내놈은 머슴으로
보릿고개는 그렇게 형제 남매를 흩어 놓았고
배고픔의 교훈을 가난의 가슴에 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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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배고픔이 있었기에 지금 풍요가 있습니다
감사가 없는 지금이 두렵습니다
땀 땀에 고마움을 알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