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거들다 홧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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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거들다 홧김에
노장로 최홍종
이쪽저쪽을 살피고 두리번거리다
앞뒤를 다 재어 돌아보며 참고 참다
차악 가라앉은 음성으로 한마디 슬쩍 거드니
머리끝까지 화통이 분출하여 순간이다
한마을이 순식간에 화산재로 덮이고 말았다
정상 분화구에서 분출하여 나오는 용암은
골짜기를 타고 점점 아랫마을을 집어삼키고
이성을 찾고 상황을 파악한 분노는
이미 갈 데로 가버려 버럭버럭 소리만 지른다고
위치를 찾고 돌이킨다는 것은
뽀글뽀글 흰 물거품이 보이기 시작하니
좁고 길다한 생명 줄에 의지한 머구리 아저씨는
올려달라는 줄이 말을 하고 신호를 보내며
공기의 포말이 뭉게구름처럼 뭉텅 솟구쳐 올라온다.
물속에 잠긴 망태기는 씩씩거리며
아직도 분을 못 참아 철버덕 들어 눕는다.
휴우! 이젠 다 살았다 그냥 참자.
2025 4/30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화마가 듶힌 마을은 폐허가 되고 가신님은 불러도 대답 없습니다
남은 자는 고통에 앓고 있습니다
세상이 왜 이래
누굴 원망하려
살았음에 감사해야지
다시 서려 몸부림 입니다
하늘이시여 긍휼히 여게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