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란 앞에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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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 앞에서 4 / 유리바다이종인
나는 풍란을 시작하고 있는 초보 입문자이다
수십 년 전 자생춘란 전문점을 한 경력은 잊은 지 오래다
지생(地生) 뿌리는 알되 착생 뿌리의 비밀은 몰랐기 때문이다
한 가지밖에 모르는 고지식한 장사꾼이었다
그래도 그때 돈이 모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이엠에프가 온 후 몇 차례 발버둥 쳤으나 실패했다
CCTV 하나 없는 거리에 도적과 사기꾼이 출몰하였다
몇 번 죽음 시도 끝에 시인이 되었더라는 사실이 증명된 오늘이다
나의 애인들은 잘 계시는지
아직도 나를 추억하고 계시는지
풍란 앞에서 세월의 그림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세상 사람을 믿을 수 없어
동물과 식물 새소리를 음악처럼 즐겨 사랑하게 되었다
최소한 아픔과 배신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릇 인생은 누구든 마음 붙일 곳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각자의 취향대로 우울증 치매 없이 힐링할 수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마음을 듣고 당신에게로 찾아올 것이다
그들 역시 사람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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