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창포 물기 털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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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창포 물기 털어내며
-박종영-
몇 날의 애틋한 봄밤이 지나갔다.
다짐 한 대로 마음을 비우고
애써 닦아 놓은 봄기운 따라 집 떠날 준비를 했다.
그래도 정붙이고 살던 고향이라
머뭇대며 자리 못 뜨고 뒤돌아봐지는데,
푸른 물기 가득 안고 찾아오는
극진한 봄바람이 고와서
꽃창포 얼굴 다듬는 손놀림이 예뻐서
한해 더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봄물 뒤척이는 숨 가쁜 시냇가에 앉아
마냥 속살거리는 꽃잎들의
입술이 보들보들하게 돋보이고,
봄 물결 마중하는 물봉선 저편으로
사라지는 저녁노을은
고운 무지갯빛으로 바라보아 즐거운데,
노란 꽃창포 물기 털어내며
가슴 졸이게 하는 어느 날 오후,
그리움은 마음을 비워두고 기다려도 오지 않고
물결 그네 타고 노는 오월의 꽃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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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뜨락에도
창포꽃이 노오란 미소 짓는 게
싱그러운 오월을 노래하듯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행복한 5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