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뷰티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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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뷰티 살롱
노장로 최홍종
말이 외롭고 입만 모여도 침이 마르니
목구멍을 올라오는 타는 갈증을 어쩔 줄 몰라
손뼉 맞장구치며 무릎 탁치며 들어주니 오늘도 달려와
부산하고 떠들썩한 말들이 체면도 실속도 가릴 것 없이
쏟아져 나오는 푸념들이 넋두리로 변하여
시골집 마당 빨래 줄에 겨울 추녀 고드름처럼
줄줄이 방울방울 넝쿨지어 올라타 있다
사랑방? 앉을 자리를 촘촘히 채우고 길거리에도
너풀너풀 춤을 추고 노닥거린다.
땅을 기는 허리 꾸부려지고 바짝 말라 꼬인 다리는
휴 하고 긴 한숨을 내쉬며 어김없이 종착점이다.
달려온 손에는 부추 봉다리 늙은 호박 말랭이
시금치나물 무말랭이보퉁이 참기름 들기름 병에
새벽기차 타고나와 털썩 주저앉아 든든한 하루를
옛날 쇠 부지깽이 같은 손 때 묻어
반질반질한 고데기에 쓱 문질러 말아 올리면
곱슬곱슬한 빠마가 되어 낡은 찻잔에 비친다.
모자이크 판 되어버린 할멈의 손길들은 누가 시키지도
부탁도 없어도 팔 걷어 부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끙끙대며 갖고 온 온갖 것들 차려내면 성찬이라
허리디스크에 고생한 등허리를 큰 숨을 쉬며 펴본다.
2025 5/27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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