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에 할 일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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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내리는 날에 할 일 있다는 게 *
우심 안국훈
칼국수는 비가 내리면 제격이다
멸칫국물 우려내고
감자 대파 숭덩숭덩 썰어 넣고
밀가루 치대고 늘리며 칼국수 썰어 넣는다
푸성귀 금세 눈치채면 깜짝 놀라지만
빗소리에 수제비 빚어 애호박 곁들이고
호호 불면서 먹노라면
금세 콧잔등에 땀방울 맺힌다
손가락 사이 빠져나간 강력한 물의 저주
뒤척이는 모든 걸 집어삼키고
짐승처럼 포효하는 몸부림에 두려워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재주는 하나 있다
장대비 꺼끔해지면
모처럼 족대 들고 냇가에 나가
미꾸라지 새우 붕어 메기 잡아 천렵하려니
뭔 지랄인지 다시 빗줄기 굵어진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먹고 잡고 비오는 날 할 일있어 좋을꺼 같습니다.
안국훈님의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백원기 시인님!
어제는 온종일 회색빛 하늘이었지만
빗방울은 그리 내리지 않았어도
농작물은 쑥쑥 자라고 있듯
호국보훈의 유월을 맞이하시길 빕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ㅎㅎ저는 제대로 체험하지 못했지만
TV문학관을 보는 기분이 드네요
안국훈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홍수희 시인님!
예전 할머니 계실 적엔
날궂이란 명목으로 칼국수나 전을
자주 먹을 수 있었답니다
행복 가득한 유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