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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말이 뒷덜미를 잡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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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5-06-19 08:45

본문

& 뒷말이 뒷덜미를 잡&


  노장로 최홍종

 

초승달이 마을 어귀의 장승 영감님께 살짝 붙어 서서

호소하며 하는 소곤거리는 개구리 알 까는 말에

흠칫 놀라 팔을 걷어 부치며 뒷말이 삿대질하며 나서니

그런데 쯥쯥 거리더니 캄캄한 그믐밤에 동네 개가

담벼락을 냅다 들이박고 도망치는 양상군자님을

컹컹 짖어 온 동네를 휘휘 휘졌고 넘실거린다.

바람난 젊은 아낙이 진즉부터 훤한 대낮부터

이웃 부잣집 젊은 남정네와 눈이 맞아

몇 번인가 소나기가오고 골목을 흙탕물이 휩쓸고 지나도

이마에 주홍글씨를 호적을 파야한다고

이미 적어 쪼아낸 묘비명에는 어쩔 수 없고

눈감고 모르는 척 하자고 입술은 까맣게 타고

훔쳐가 먹어치운 물새알은 이미 산통을 깨었으니

마술사의 검은 보자기를 들쳐보아도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려

큰 가오리회의 잘 삭혀낸 항아리 뚜껑을 열자마자

코를 툭 쏘는 삭힌 썩은 감칠맛 나는 뒷맛을

발가벗겨진 어린통닭을 먹이에 굶주린 징글거리는 사자가

뒷말이 갈지자 춤을 추고 빼죡한 코가 땅을 쳐 박아도

뒷덜미를 잡고 죽기 살기로 달려오니

물위에 써 둔 이름은 지워야 할 것 같다.

 

2025 6/19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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