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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니 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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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5-06-23 09:01

본문

비가 온다니 참 걱정이다

 

노장로 최홍종

 

만류하니 웃는 소 시늉도, 한 두 번이고

눈만 껌벅 껌벅 거릴 수도 없고

관절이 힘이 없고 눈빛이 금방 그렁그렁해지니

벽에 걸린 낡은 시계가 댕그렁 흐느끼고 댕그렁

시골 오래 된 집 파란 양철 함석 대문이

밀고 당기고 낡고 무거운 것을

시비인 줄 알고 비아냥거린다.

머리카락도 허옇게 풀이 죽어

장마철 빗소리처럼 두근거린다는 말이

가슴에서가 아니라 머리에서 쿵쾅거린다.

웅크리고 활개도 못 펴고 물위를 자박자박 걸어 다니면

억수같이 쏟아지는 소나기 속에도 좋으련만

밀실에서 노예들만 서로를 믿지 못해

끌어서 밖으로 내어도 끌어 당겨도

함초롬히 맞고 서있질 못하게 해

장마가 저만치 시작하여 신발 벗어 던지고

또 지금 온다니 혼자 끙끙 앓는다.

나는 빗속을 마음껏 다니지 못한다.

 

2025 6/23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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