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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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뜰 무렵 장지문 앞에서 다투는 소리>
: 닭이 운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방문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는 거야
: 날이 밝을 라면 아직 멀었는데 왜 벌써
나타나 시비야
: 그만큼 빨아먹었으면 됐지 흡혈귀라도 되는 거야,
: 남 말 하시네, 어저께는 이장 댁 회갑 잔치에
초대장도 없이 나타나 그렇게 포식 하고
벌써 허기지는 모양이지
: 우리는 곤히 잠든 자를 괴롭히지는 않아.
: 그러시겠지, 새근새근 잠자는 아기콧구멍
들랑거리며 긴 주둥이로 애무하다가 뉘우침도 없이
손발 싹싹 빌다가... 네 혐오스런 모습을 보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것은, 너를 볼 때면 왜
에펠탑이 떠오르는지 모르겠구나!
: 우리는 무고한자의 피를 빨아먹지는 않아!
: 고상한 체 해도 출신은 못 속이지, 날개 달고
나왔다고 새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 손을 흔들지만
널 보면 죽이려고 하는 것 모르냐
: 착각은 자유라지만 분수를 알아야지
너를 잡으려고 손바닥 치는 것을
손사래로 알고 있으니.....
-
<그때 드르륵 장지문 열리며
곰방대 물고 나타나는 영감>
너희들 서로 잘났다고 다투는 소리가
거시기 같구먼...
<혼비백산하여 달아나는 모기와 파리>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여름이 되면 어김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모기와 파리
우리에겐 참으로 성가신 존재지만
그들도 또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겠지요
고운 유월 보내시길 빕니다~^^
장 진순님의 댓글

존경하는 안국훈 시인님 귀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철 잘 지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