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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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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5-06-29 08:25

본문

모서리이기 때문에

 

노장로 최홍종

 

검은색 굵직한 테이프를 땀띠 왁자지껄한 볼따구니에

가타부타 묻지도 수런거리지도 않고 얼결에

상처 난 곳에 붕대 감듯이 칭칭 싸매어 삿대질 하고

어둑한 골목을 고삐 풀린 남정네들이 주책을 부리고

어슬렁거리며 모난 정수리 궁한 기와를 와장창 부수며

위로의 한숨을 쉬며 빈 숟가락이 허공에 칼싸움 질이다.

수많은 글줄의 행간에 슬픈 가사를 적어간다

간밤의 빨간 흘린 피는 새로운 후회를 낳고

피 비린 냄새가 민들레 홀씨 되어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누가 시켜서 이루어진 일도 아니건만

겹눈을 부라리고 무럭무럭 자라난 눈치 밥이

이미 터진 상처를 이해하고 수긍하기엔

헌 양복 뒤집어 새 옷 만들려다 실밥이 터져

줄줄이 천의 고리가 꼬리 되어 나오면

아득한 꽃동네 사글세방 골방에서 구름이 없어

급발진 걱정하며 브레이크오일 뭉텅 나오면

그래도 하루는 부닥치지 않고 용케 지나쳤구나.

 

2025 6/29 시 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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